1. 선택지를 줄인다
저는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효과적인 선택에 큰 관심을 두어왔죠.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이 있습니다(누군가는 Chicken이라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선택만을 하다가 죽습니다. 정보의 과잉 시대에 살면 결정이 쉬울 것 같지만, 오히려 인간은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결정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스위스모어대학교 배리 슈워츠 교수는 “너무 많은 선택지는 자유보다 마비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자유가 극대화되거나 선택의 폭이 넓어지더라도 좋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선택을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습관이라는 것을 만듭니다. 습관을 통해 자동화를 만들어 뇌의 피로를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습관이 장기간 이어지면 결국엔 다시 선택이라는 자극적인 즐거움을 갈구합니다. 맘에 들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싫증나는 것과 일맥상통. 그런데 선택에 들어가면 다시 피로감이 생깁니다. 말 안듣는 애 키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이렇게 선택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선택지 중에 가장 좋은것을 골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강제적으로 선택지를 줄이고 그 안에서 결정하려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조건이 많아질 수록 포기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는 건 뇌 입장에서 별로 좋은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만큼 덜 피곤할겁니다. 중앙대 김재휘 교수는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이 오히려 불만족을 강화시킨다 했습니다. 예전에 찍기 비법 중에 제일 긴 보기 2개는 버리고 나머지 3개중에 고르는 방법이 있었는데, 갑자기 신뢰하고싶어 지는군요.
2. 내 취향을 파악한다
머니맨 인사이트로 유명한 김상철님은 창조적인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경험은 또 다른 가치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상당히 감명 깊어서 저도 따라해봤습니다. 해외에 가서 뭔가를 사먹을때마다 취향과 정반대되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물론 두 번 이상은 잘 안먹었구요. 결과는 예상하던 것과 똑같았는데, 90% 이상 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저의 취향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더군요. 옛날에는 익숙하니까 계속 좋아한다 믿었는데, 이제는 진짜 좋아서 선택한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간혹 이상한 걸 먹고 사기도 합니다. 대부분 실패하지만 손해라고 생각은 안하네요. 저의 취향을 좀 더 확고히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물론 진짜 필요 없는걸 살 때면 약간 자괴감은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잘못된 구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손해보는 일은 아닐겁니다.
3. 본전 생각을 버린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인간은 손실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본전치기는 욕심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내려온 가풍이죠. 뇌과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합리적이라고 합니다. 특히 선택에 있어서는 논리적인 판단 보다 감정과 본능에 충실합니다. 따라서 모든 선택에 있어 본전을 이상을 챙긴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본전치기를 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선택지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을 해야 됩니다. 이것은 결정피로를 가져옵니다. 결정피로는 논리성을 망가뜨리고 선택에 있어 방해요소로 작용하여 결국 본전보다 못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손해가 예정될 때면 최대한 손실을 감소하려 노력하는데, 결국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본전치기 하려는 생각을 버립니다. 그런 뒤 가장 빠르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데요. 금액적으로는 최적의 결정이 아닐 수 있지만, 만약 이런 과정이 없으면 저는 아직도 더 손해보지 않는 결정을 하기 위해 피로감에 휩싸였을 겁니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은 기대소득을 줄이는 일이라는걸 저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적절한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본전에 가까울 수 있는 셈입니다.
출처:디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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